멋진-사진방

[스크랩] 무더위에 피는 꽃

영웅호걸짱 2013. 9. 20. 14:37

 

장대비가 퍼붓고 개인 다음날 어슬렁 나가 보았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고 뼈대가 약한 놈들은 자빠지고 휘어지고

으~ 주위가 지저분하게 되었다.

긴팔 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중무장을 하고 낫과 가위를 들고

주변 정리에 나섰다. 전같으면 아직 시들지않은 꽃은 좀 넘어지면 받쳐주고

묶어주곤 했는데 내가 잔인해졌다.

가차없이 싹둑 잘라 버리고 뽑아버리고

미련을 가지고 질질 끌려 다녀봤자 보기 싫은 건 어쩔 수 없다.

살아남은 놈들이다.

한방씩 찍어 보았다.

 

전엔 다알리아를 보면 꽃송이가 너무 큰 것이 꽃대는 구부정하고  비바람 맞으면 지저분해

 월동도 안되지

 가을에 구근을 캐어  보관 하다가 봄에 다시 심는 등 그닥 끌리질 않았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다알리아 마니아들이 있어 여러 품종을 멋지게  기르는 걸 알게 되고

구근 하나를 얻어 한 쪽 구석에 묻고는 잊고 있었는데 웃고 있다.

 

김장배추 절이려고 사놓은 커다란 고무다라이에

퇴비거름을 잔뜩 들이 붓고 심어 놓은 백련 

꽃대가 마구 올라오네

 

 

 

보도블럭 사이에 씨가 떨어져 난 다투라.

생명의 강인함을 증명한다.

 

 

 이른봄 누구보다도 먼저 잎이 무성하게 올라오고

여름도 되기 전 잎이 시들어 말라 버리고 한참 뒤

길게 꽃대가 올라오고 피어나는 상사화

해가 아무리 바뀌어도 잎과 꽃은 영영 만날 수 없다는.

 상사화를 보면 자연의 조화와 이치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세상의 모든 만물들이 제각각 만가지라는 사실.

그러니 다양성을 존중해야한다는.

나팔꽃(모닝글로리아)

 아주 작은 씨 하나가 땅에 떨어져 싹이 나더니 줄기를 만들어 길게 길게 벋어간다

이른 아침에 방긋 웃고 한 낮에 햇볕이 싫은가 눈을 감는다.

아침 잠이 많은 나는 이 아이를 보려고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오네

 

 

칠갑산 너머 청양에서

내 고향 광천으로 가던 지방도를 달리다

이 친구를 보았습니다.

꼿꼿하게 피어있는 게

마음이 가던 꽃

씨가 여물무렵 그 길을 다시 지나며 씨를 받아 뿌렸지

 

8월의 무더위

새잎이 눈처럼 하얗습니다.

이름은 설악초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인근에서 펜션을 하시는 좋은 분을 만나 얻은 것입니다.

내겐 인터넷 세상이 참 좋습니다.

 

 꽃범의 꼬리-피소스테기아

여름꽃 가운데 참 좋은 꽃

비바람에 꿋꿋하고 피고 질 때  깨끗한 꽃

뿌리가 옆으로 벋으며 번식도 잘되어 잡풀이 많이 나는 곳에 심으면 군락을 이루고

내겐 참 이쁜 꽃

 

 

 푸른 나뭇잎과 함께 기분을 환하게 해주는

족두리꽃-풍접초-클레오메

 

 

 뿌띠 프랑스에서 이 꽃을 첨 보았네요

바람에 하늘거리며 피어있던 분홍바늘꽃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다시 마주했는데 '가우라' 라고 쓰여 있었어요.

약간 비탈진 곳에 심으면 늘어져 핀 모습이 더 이쁠 것 같은데

 

 한종나에서 구한 ㅡ흰색 엔젤

 

 

누가 주신 씨앗인지 울타리 근처에 뿌렸었나 봅니다.

주변에 방가지똥,두릅나무,달개비 등등 키가 큰 것들이 마구마구 자라던데 요즈음보니

그 것들을 올라타고 아침마다 웃고 있습니다.

 

처음 심어 본 펜스테몬 8월의 꽃이군요.

 

 

 사과가 붉어지고 있습니다.

위 쪽의 것은 까치란 놈이 죄다 쪼아먹고

내다 팔 것도 아니니 다행입니다.

 

 

 

나무 아래  잡초가 유난하여 씨름 하던 차 심어 놓은 비비추

보라빛

 

곧 여름이 가을에게 자리를 물려 줄 것이다.

곧 이  여름을 아쉬워 할 것이다.

어느 때부터 인가 늘 그래왔다.

 

그러니 이 무더운 여름

오늘 하루도 내게는 참 고마운 하루

 

 

 

출처 : paiwha6874
글쓴이 : 이희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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