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 상식

[스크랩] 모니터링 스피커의 정의와 그 비밀

영웅호걸짱 2018. 6. 14. 00:20


모니터링 스피커의 정의와 그 비밀

 

 

 

 


 

 

 

모니터링 스피커의 정의와 그 비밀

 

 

알고 보면 우리는 참으로 다양한 스피커에 둘러싸여 일상을 살아갑니다. 가장 가깝게는 텔레비전의 스피커가 있을 겁니다. 각자의 집과 직장에 놓인 컴퓨터의 PC 스피커부터, 자동차, 식당, 커피숍, 백화점, 대형 마트, 운동 경기장, 크고 작은 공연장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그마한 스마트폰의 스피커로 음악을 감상하기도 합니다. 또한, 오디오파일러라고 불리는 음악 애호가 중에는 웬만한 승용차의 가격에 육박하는 초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어 놓고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음악을 만들고 악기를 다루는 뮤지션에게는 더 친숙한 스피커가 있습니다. 소위 모니터 스피커라고 불리는 이런 스피커들 말입니다. 이 모니터링 스피커는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어떤 점들을 고려해 선택해야 하고, 어떻게 그 스피커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까요?

 

 


 

모니터링 스피커의 탄생

 

 

모니터링 스피커는 말 그대로 원하는 음향이 정확하게 재생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습니다. 인간의 가청 주파수인 20Hz~20kHz의 범위에서 음향이 감쇠되거나 부스트되지 않고, 순수한 사운드 자체를 왜곡 없이 재생하는 스피커를 말합니다. 그 시작은 1960년대 영국의 BBC 방송국에서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개발되었으며, 오늘날에는 모든 방송국과 영화 제작 스튜디오, 레코딩 스튜디오, 그리고 뮤지션의 작업 데스크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장비가 되었습니다.

 

 

 

1960년대의 모니터링 스피커

 

 

 

모니터링 스피커의 정체

 

 

음악을 감상하기 위한 스피커는 재생되는 원음이 우리의 귀에 더 음악적으로, 풍부하게 들릴 수 있도록 제조사마다 자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운드를 과장하거나 소리에 특정 캐릭터를 착색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것입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원래의 화질보다 더 선명하고 화려하게 화면을 재생한다는 최신의 디지털 TV와도 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모니터링 스피커는 이런 감상용 스피커의 재생방식과 완벽한 대척점에 서 있어야 하는 장비입니다.

 

 

첼로 연주자가 자신의 연주를 녹음하는 경우를 예를 들어볼까요? 첼로는 풍부한 저음이 매력적인 악기이며 큰 활로 줄을 켜서 연주하는 방식으로 이때 마찰음도 함께 발생합니다. 연주자와 레코딩 엔지니어 모두가 너무 과도하지 않은 마찰음과 함께 특유의 저음을 충분히 담고 있는 사운드로 녹음하고 싶어 할 겁니다. 하지만 스피커가 원음보다 더 저음을 부각하고 고음역을 실제보다 부드럽게 과장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재생하고 있다면 연주자와 엔지니어 모두가 만족할만한 소리로 녹음되고 있다고 판단하게 되어 그대로 레코딩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스피커로 들어본 결과, 저음은 너무 부족하고 고역대는 딱딱한 데다 마찰음이 거슬리게 녹음되었을 가능성은 불 보듯 뻔한 일이겠죠.

 

 

만약 제대로 된 모니터링 스피커를 사용했다면 현재 녹음되는 소리가 연주자나 프로듀서가 원하지 않는 소리라는 것을 곧바로 알아채고 레코딩 엔지니어는 마이크의 모델이나 마이킹의 위치를 변화시킬 수도 있고, 다른 종류의 프리앰프 등을 사용해 원하는 사운드로 만들어 녹음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런 레코딩 뿐만 아니라 믹싱이나 마스터링 작업 시 여러 악기나 목소리의 레벨과 개별 트랙의 좌우 Pan 값을 조절해 엔지니어의 의도대로 적절히 악기를 펼쳐놓아 사운드의 공간감(Stereo Image)을 만들어 내고, 특정 소리가 다른 소리를 방해하는 마스킹 현상(Masking Effect)을 인지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위감과 고해상도의 사운드를 재생하는 모니터링 스피커의 존재는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의 모니터링 스피커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중립적이며 왜곡 없는 사운드를 재생해야 하는 모니터링 스피커도 제조사마다, 각 모델의 스펙과 스피커 우퍼의 크기와 재질에 따라 조금씩 모두 다르다는 점입니다. 물론, 전 세계의 모든 브랜드가 제조하는 다양한 모델의 스피커에서 같은 소리가 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지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청음의 관점에서 음향학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의 하나는 소리를 듣는 공간의 구조입니다. 공간의 구조와 놓인 물체가 소리의 특정 음역대를 반사하기도 하고 흡수하기도 하며, 대부분 이런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청자의 귀와 스피커 사이의 거리와 각도 등, 이런 물리적인 조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매개변수에 따라 우리는 동일한 스피커에서도, 같은 환경에서도 조금씩 다른 소리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튜닝된 서라운드 믹싱 룸의 모습

 

 

 

비싼 스피커, 저렴한 스피커

 

 

모니터링 스피커의 가격은 한 조에 20~30만 원대의 저가형부터 수 천만 원 이상의 하이엔드 기기들까지 아주 폭넓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개인의 예산에 따라 다양한 선택폭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향 관련 기기들이 그렇듯이, 가격대가 올라갈수록 정비례하는 객관적인 성능 그래프는 완만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런 하이엔드 장비만이 가질 수 있는 뛰어난 해상도와 분리도, 주파수 응답률(Frequency Response), 세밀한 정위감, 모든 음역대의 중립적인 사운드, 높은 음압의 레벨에서도 왜곡 없는 재생 등의 (상대적으로!) 미세한 장점 때문에 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경제학적인 개념에서는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단할 수는 있지만, 모니터링 스피커가 사운드 엔지니어의 가장 중요한 장비인 점을 고려해보았을 때, ‘엔지니어링의 관점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투자입니다. , 이런 하이엔드 기기가 아닌 200~300만 원대 이하의 중저가에 속하는 장비들 사이에서는 금액을 조금만 더 투자해도 훨씬 괜찮은 퍼포먼스를 가진 제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저렴한 가격대의 모니터링 스피커의 성능에 대한 평준화도 꽤 상향되었기 때문에, 그다지 넓지 않은 개인 공간에서 홈레코딩을 하고 있거나 믹스와 마스터링은 전문 스튜디오에 의뢰해 작업물을 완성하려는 뮤지션에게는 자신의 예산 내에서 구매를 고려해도 큰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근래에 출시된 대부분의 모니터링 스피커에는 저음역과 고음역 등의 특정 주파수대의 레벨을 더 강조하거나 감쇠시키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음 공간인 Acoustic Space의 특성이나 스피커의 설치 장소, 각도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스피커도 있습니다. 이런 기능들은 모두 앞에서 언급했던 다양한 물리적 변수에 따라 발생하는 소리의 왜곡이나 부스트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또한, 스피커의 성대라고 할 수 있는 트위터와 우퍼는 각각 고음역, 저음역대를 분리해 재생합니다. 이런 각각의 음역대를 분리해 재생하는 방식에 따라 2 Way, 3 Way, 등으로 구별하며 초저역대를 재생하는 서브우퍼까지 일체형으로 탑재한 스피커도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평탄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

 

 

최근 독특한 디자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새로운 스피커도 많이 등장해, 5인치 이하의 우퍼를 가진 소형 스피커에서도 깨끗하고 뛰어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습니다만, 우퍼의 물리적인 크기가 클수록 뭉개지지 않은 더욱 선명하고 깨끗한 저음을 재생한다는 장점은 분명합니다. 저음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할 수 없으면 레코딩이나 믹싱과정에서 과도하게 저음을 강조하거나 줄이게 되어 결국은 곡 전체의 밸런스가 깨져버리는 원인이 됩니다. , 스피커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우퍼의 인치 수가 늘어날수록 더 상승하게 되며, 스피커를 배치할 공간의 넓이를 고려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어쿠스틱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10평 내외의 일반 주택 수준의 층고를 가진 작업실을 기준으로 5~6인치 정도의 우퍼 사이즈가 이상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좋은 사운드를 듣는 것이 아닌, ‘정확한 사운드를 듣는 것이 모니터링 스피커를 사용하는 목적인 만큼, 이런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가격보다 더 중요한 비밀

 

 

모니터링 스피커는 감상용이 아닌, 작업용 장비입니다. 게다가 음악 제작과 관련된 여러 종류의 장비 중에서도 스피커는 섬세하고 민감한 기기입니다. , 스피커 자체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그 기능과 특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정밀하고 뛰어난 스피커라도 공간에 비해 과도하게 크거나, 스피커가 설치된 위치와 각도, 사용법에 따라 무조건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스피커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피커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로 룸어쿠스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개념은 청음 공간에 발생하는 세 가지 소리(Direct Sounds, First Reflections, Reverberations)와 관계된 것이며 상당히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상호작용합니다. 또한, 개인마다 모두 다른 환경적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스피커의 설치 장소와 각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례만 거론하겠습니다.

 

 

 

스위트 스팟(Sweet Spot)

 

 

모든 스피커는 스윗스팟(Sweet Spot)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모니터링 지점을 뜻합니다. 청자를 중심의 꼭짓점에 놓고 60도의 정삼각형 형태로 구성하며 좌/우 스피커의 거리도 90cm 이내로, 역시 스피커와 청자의 거리도 동일하게 놓을 때 가장 이상적인 모니터링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피커는 벽과 가깝게 놓을수록 저역의 왜곡이 심해지며 과도하게 저역대가 부스트되면 주파수 전대역이 왜곡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스피커의 매뉴얼에 명시된 적절한 거리와 설치 예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좌우의 벽으로부터 각 스피커의 위치가 동일하게 균형이 맞아야 이상적입니다. 스피커의 높이는 청자의 얼굴과 같은 높이로 맞춰야 트위터의 고음역과 우퍼의 저음역을 균형 있게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공간의 구조, 가구 등도 소리에 영향을 끼칩니다. 반사음이 과도한 공간에서는 흡음재나 베이스 트랩 등을 사용해 공간의 사운드 특성을 드라이하고 평탄하게 튜닝하기도 합니다. 또한, 스피커 본체의 떨림이 접촉해있는 면에 전달되면 그만큼 사운드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 접촉면을 최소화하는 스피커 스파이크나 스피커 전용 스탠드 등을 사용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모니터 스피커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은 마치 다른 누군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어떤 누군가를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경우는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자신도 경험해 보았을 때일 겁니다. 스피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래서 그 곡의 악기 소리 하나하나까지 잘 알고 있는 곡을 선택해 자신의 모니터링 스피커와 주변의 다른 스피커를 통해 반복적으로 비교해 들어보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스피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의 장단점과 캐릭터를 파악하고 나면, 작업은 훨씬 쉬워지고 재미있어집니다.

 

 

요즈음은 상업 스튜디오는 물론이고, 개인 작업실에도 2조 이상의 스피커를 설치한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만약 2조 이상의 스피커를 사용하려는 경우엔, 반대 성향의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위와 마찬가지로 그 두 스피커의 간극을 인지하고 작업을 한다면 A/B 테스트를 통해 더욱 쉽게 가장 이상적인 사운드의 지점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여러 대의 모니터링 스피커를 들어보는 믹싱 작업

 

 

마지막으로, 역시 모든 작업의 끝은 사람의 귀에서 이루어집니다. 컴퓨터의 화면에서 각종 플러그인 이펙터의 화려한 레벨 미터와 노브들이 움직이고 이펙트의 Wet/Dry의 비율이 숫자로 표시되며 DAW의 페이더가 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제는 과한 디스토션이 걸려있거나 킥 드럼의 컴프레서가 너무 강하게 걸려있다는 것을 귀가 아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 눈앞의 사운드는 자신이 책임지는 것입니다. 조금 과도하다고 해도, 왜곡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훨씬 더 음악적인 사운드일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런 사운드 비틀기(Tweaking)를 시도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여러분이 반드시 믿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귀와 여러분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모니터링 스피커입니다.

 

**이 블로그의 모든 포스팅의 저작권은 글쓴이인 전상현과 칼럼이 게재된 '월간 PA(Professional Audio)에 있습니다.

 


출처 : 오디오와 컴퓨터
글쓴이 : 관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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